휴대용 엑스레이 `마인2`
에이치디티 오준호 대표
외양만 보면 카메라로 착각
초소형화로 휴대·이용 간편
코로나 선별검사소서 활용
피폭량 기존 장비의 16%
전세계 47개 나라에 수출도
AI로 코로나 의심환자 판정
신제품 `마인올뉴` 판매 개시
"전국 코로나 선별검사소나 서울 지역 보건소에 가면 에이치디티(HDT)가 만든 휴대용 엑스레이 기기 '마인2'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5일 광주시 소재 에이치디티 본사를 찾은 기자에게 오준호 대표는 렌즈교환식카메라(DSLR) 정도 크기의 휴대용 엑스레이 기기 '마인2'를 꺼내 보여줬다. 흰색 몸체에 푸른색과 분홍색을 섞어 만든 제품으로 겉모습은 일반 휴대용 카메라와 똑같아 보였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이동식 엑스레이 촬영기기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오 대표는 밝혔다. 오 대표는 "기존에는 엑스레이 기기가 병원 밖으로 나가는 게 불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선별검사소 등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다"며 "마인2도 외부 사용을 정식으로 허가받아 선별검사소에서 마인2를 사람 키 정도의 거치대에 고정해 놓은 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대표는 "노트북 정도로 크기를 줄인 디텍터(엑스레이를 촬영할 때 신체가 밀착되는 부분)까지 포함한 마인2 엑스레이 솔루션은 가방에 넣어도 될 만큼 소형화돼 있어 휴대가 간편하다"며 "결핵협회 등에서도 이동검진을 할 때 우리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수술실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크기가 작아 편리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대학병원 등에서 시범사용을 마치고 보급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오 대표는 "해외에서도 한국 의료기기를 찾는 곳이 늘면서 받기 어려운 의료기기 인증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졌다"며 "마인2 수출 국가만 47개국에 달한다"고 말했다.
휴대가 간편하다는 것 외에 다른 엑스레이 기기에 비해 에이치디티 휴대용 엑스레이 제품이 지닌 강점은 피폭량이 적다는 점이다. 경쟁 제품에 비해 피폭량이 6분의 1 수준이고, 구식 엑스레이 촬영장비와 비교하면 20분의 1에 그친다.
건강검진·치과 치료 등에서 엑스레이 촬영이 늘면서 방사선 피폭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이 적은 에이치디티 제품 수요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오 대표는 기대했다. 기존 제품과 방사 방식이 달라 촬영 대상 주변에 있는 사람까지 피폭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별도의 차폐실을 꾸밀 필요가 없어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그만큼 활용 장소도 더 다양해질 것이다.
에이치디티는 엑스레이 촬영 기능이 탑재된 마인2에 산소포화도와 열분포도까지 감지하는 기능을 추가한 엑스레이 기기 '마인올뉴'도 출시해 올해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오 대표는 "겨울철에는 낮은 온도 때문에 열화상 카메라가 실제 체온보다 훨씬 낮은 온도로 측정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찾아내는 데는 무용지물"이라며 "마인올뉴로 산소포화도와 열분포도를 측정해 폐쪽에 열이 많이 분포된 게 확인될 경우 추가로 엑스레이 촬영까지 진행해 코로나 감염 의심자를 정확하게 구분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대표는 "엑스레이 촬영 영상을 보고 코로나인지, 결핵인지 등을 분석하는 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이치디티는 2차원 이미지를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모델링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품질 검사에 사용하는 산업용 실시간 CT도 만들어 최근 국내 대표 전자기업 1차 협력사에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CT의 팬 빔 방식보다 스캔 소요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방사선 노출도 훨씬 적은 의료용 실시간 CT도 출시했다. 오 대표는 "이 장비는 원추 형태 방사선을 활용하는 콘 빔을 사용하므로 피폭량이 기존 제품의 7400분의 1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초고속전자현미경, 의료폐기물 자동 포장기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기술과 제품군을 구축하고 있다.
에이치디티는 직원 39명 대부분이 연구직으로 구성된 연구개발(R&D) 중심 중소기업이다.
[광주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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